컨텐츠 바로가기
button0 button1

커뮤니티

광주매일기고 -- 하천생태계 최고의 보루 , 섬진강을 지키자 ..조회수 992
토목과 (swlako)2016.08.23 09:55
     
     

하천생태계 최고의 보루, 섬진강을 지키자

 

송원대 방재안전토목학과 고광용 교수

 

사람과 자연 사이는 어떤 관계가 형성될까. 지금까지 인간은 자연을 종속적이고 무조건적으로 이용해도 되는 종속적 관계로 간주하고 막무가내로 사용해 왔다. 그 결과 자연은 대기·수질·토양 오염, 생태계 파괴 및 교란, 산사태, 홍수와 가뭄, 산성비, 각종 질병, 소음, 악취 등 심각한 부작용이 생겨 항상 아픈 사람처럼 우리 땅 곳곳에서 그에 대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인간이 자연을 대할 때 종속적이거나 인간이 살아가는데 부속물처럼 간주하게 되면 인간이 감당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자연을 공존하는 대등한 관계로 소중히 여기고 아낄 때 인간과 자연이 지속적 관계를 맺을 수 있다.

하천도 마찬가지로 인간이 이용 측면만을 고집하게 되면 수질오염, 수생태계 악화, 부영양화, 녹조 발생 등으로 인한 각종 나쁜 영향을 줄 것이며 시간이 흐를수록 원래상태로의 복원은 어려워지고 그 효과도 떨어져 회복을 위해서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다행히 우리지역에는 자연과 인간이 대등한 관계로 유지되어 온 하천, 섬진강이 있다. 물길은 막혀있지 않고 굽이굽이 시원하게 흘러가다 바다와 합류하는 섬진강은 장소와 시기에 상관없이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최고의 하천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바라만 보아도, 아무 생각 없이 강을 따라 천천히 걸어가다 보면 그 풍경에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된다. 가장 꾸밈없고 내버려진 듯 그 모습은 가히 아름다움의 절정이라 할 수 있다.

고려시대 1385년(우왕 11)경 섬진강 하구에 왜구가 침입하자 수십만 마리의 두꺼비 떼가 울부짖어 왜구가 광양 쪽으로 피해갔다고 하는 전설이 있다. 이때부터 ‘두꺼비 섬(蟾)’자를 붙여 섬진강이라 하였다고 한다. 섬진강은 추이대(ecotone)와 기수역이 있어 참게와 재첩 등 생물들이 다양하고 개체수가 어느 하천보다 많은 하천이다. 수질은 일부구간을 제외하고 좋음 등급(Ⅰb)이상을 유지하고 하상은 주로 바위와 자갈, 모래로 구성되어 있으며 유속이 빨라 부착조류가 매우 적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섬진강은 지리적으로 경상도와 전라도가 맞닿아 있어 동서 화합의 나눔과 상생의 상징이기도 하다. 전라북도 팔공산에서 발원해 지리산 기슭을 지나 남해의 광양만으로 흘러가는 길이 212.3km, 유역면적 4,896.5㎢인 남한에서 네 번째로 긴 강으로 수달, 반달가슴곰, 삵, 담비, 도롱뇽, 무당개구리, 쉬리, 참갈겨니, 솔개, 산작약, 노랑붓꽃 등 멸종위기 1·2급 동식물 등 7천여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널리 분포돼 있는 최고의 생명의 하천인 것이다.

섬진강 유역의 토지이용은 전 5.7%, 답 11.9%, 임야 71.6%, 대지 4.1%, 기타 6.7%로 대부분이 임야이며 대지는 타 수계에 비해 가장 작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점오염원에 의한 오염물질이 7.4t/일, 비점오염원에 의한 오염물질은 33t/일로, 비점오염원이 전체의 81.6%를 차지하고 있어 농업용수 관리, 적절한 시비량 관리, 도로청소, 하천유지유량 확보 등 오염물질 관리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강구 및 실천돼야 한다.

또한 현재의 경이로운 하천에 아무리 큰 경제적 효과가 있더라도 섬진강을 죽게 만드는 것은 우리 지역민 스스로 자살행위가 될 수 있음에

경각심을 갖고 최고의 생태적 보루인 섬진강을 지키기 위해 개발욕구를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모래톱을 보호하고 물 흐름을 인위적으로 차단하지 않으며, 온갖 생명들이 살수 있는 서식처를 조성해 생물의 다양성을 확보하여 과거처럼 참게, 재첩 등을 활용한 주민들의 삶이 이어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요즘 인위적으로 손대지 않는 곳이 없다. 무작위로 내버려 둔 아름다움을 만끽하기란 흔하지 않는 현실에서 우리의 섬진강은 그나마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많은 생명이 살아있고 우리가 낭만을 느낄 수 있게 해준 섬진강이 지금처럼 변함없는 모습이 유지되길 기대해 본다.